제목21년 2차 일반공채(남) 서울 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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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일반공채,2년이상~

 

저는 약 4년이라는, 남들보다는 긴 수험 생활을 했습니다. 처음에 2년 정도 공부를 하다가 반복된 실패를 겪으며 나는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경찰의 꿈을 포기했습니다.

부모님께도 죄송했고 이미 자리를 잡고 직장 생활을 하며 커리어를 쌓고 있는 친구들과 비교되는, 아직 시작조차 못한 제 모습이 너무나도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공부를 포기하고 일을 하게 되었지만 경찰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 퇴사 후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경찰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고 다시 공부를 할 때는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노력한 결과 1년 8개월의 수험 생활을 거쳐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다시 공부를 하며 생각해보니 이전에는 공부 방법이 완전히 잘못되었단 걸 깨달았습니다. 전에는 단순하게 인강을 듣고 복습하고, 적당히 문제를 푸는 것이 다였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어디 가서 수험생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게으르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면서 하루에 이정도는 괜찮다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게임도 꾸준히 했고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떨어질 만 해서 떨어진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저한테 맞지 않는 공부 방법을 택했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공부 방법이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암기를 정말 싫어했기 때문에 기출 문제를 풀면서 배운 개념을 익히는 것이 효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그 후에 기출문제 커리큘럼에서 한 번 더 풀다보니 회독도 되고 기출문제를 푸는 동안 자신감도 올라갔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자기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걸 찾기 전까지의 저는 먼 길을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했다고 그게 쉽게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다시 공부를 하고 첫 시험을 볼 때까지는 하루 공부량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진도도 계속 밀리기도 했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같이 공부를 하던 친구와 매일 만나서 같이 공부를 했습니다. 각자 인강 듣고 혼자 공부를 하는 것이긴 했지만 확실히 혼자 있을 때에 비해 딴 짓을 하는 빈도수가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혼자 공부를 하며 공부량이 나오지 않는 사람은 무조건 실강을 듣고 같이 공부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수험이란 건 외로움과의 싸움이고 같이 이겨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수험비용을 벌기 위해 저녁엔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후6시까지 공부를 하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나갔는데 그러다보니 다음날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남들보다 시간 자체도 적기 때문에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번 2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노량진 학원 쪽이 아닌 집 근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했는데 동네 자체가 8학군 지역이다 보니 공부 하는 분위기 자체가 정말 좋았습니다. 아침 9시만 넘어도 200석이 넘는 스터디카페에 자리가 없다 보니 아침 일찍 가야 했고 저보다 한참 어린 고등학생들도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그들보다 훨씬 절박한 제가 놀면서 할 수는 없었기에 더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사는 김준형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처음엔 타 학원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같이 공부하는 후배의 추천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듣고 처음에 느낀 점은 말을 너무 재밌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인강을 듣다 보면 어느 정도 루즈해지기 마련인데 너무 재밌어서 지루할 틈도 없이 수업이 끝났고 뭐야 벌써 끝났어?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원래도 한국사는 자신이 있었지만 단권화부터 커리큘럼을 꾸준히 따라가다보니 점수도 상위권에서 고정이 되었고 특히 5.0 최종비기를 끝낼 때쯤에는 어떤 문제든 쉽게 풀 거라 생각합니다.

 

영어는 이동기 교수님의 하프 모의고사를 꾸준히 풀었습니다. 저는 남자이지만 이동기 교수님이 강의도 강의지만 목소리가 너무 스윗해서 계속 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문법 문제마다 교재의 어느 포인트에 나온다는 걸 설명해주셔서 복습할 때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김중근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시고 해서 믿고 따라갔습니다. 형사소송법도 문제를 많이 풀다보니 판례는 앞부분만 봐도 바로 알 정도가 되었고 이론 부분도 정리를 하고 계속 보다보니 충분히 점수가 잘 나왔습니다. 수사 개정 파트는 이번에 바뀌기도 했고 조금은 자만하기도 해서 좀 틀렸지만 나머지 파트는 전체 다 합쳐서 2개를 틀렸습니다.

 

경찰학개론은 강해준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저는 원래 형소법, 국어, 사회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경찰 시험이 어려워지고 국어를 풀다보니 시간이 부족해져서 많은 고민 끝에 경찰학개론으로 바꿨습니다. 5월 말에 노베이스로 시작했는데 시험 한달 전까지도 이게 맞나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워낙 휘발성이 강한 과목이기도 하고 초반엔 들을 때는 이해가 갔지만 문제는 못 푸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두문자로 암기량도 줄여주시고 최근에 22년 커리큘럼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시험이 정말 기회라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많은 격려를 해주셔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60일 교재 첫 페이지를 풀 때는 너무 어려워서 어떡하지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이제와서 다시 국어로 돌아갈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60일 교재를 푸는 동안 그동안 쌓았던 베이스에 대해 보상이라도 받듯이 어느 순간 문제가 술술 풀렸습니다. 모의고사에서는 60~85점 사이를 왔다갔다하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안정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실제 시험에서도 그것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다른 수험생들과는 다르게 사회를 선택했습니다. 민준호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강의도 너무 재밌었고 필기노트도 깔끔했습니다. 보통 수험생들이 경제 파트를 어려워하는데 쉽고 간단명료하게 잘 풀어주셨고 기출문제 커리큘럼을 통해 여러 유형의 문제를 풀다 보니 문제를 보면 어떤 풀이과정을 통해 계산해야 할지 바로 떠오를 정도가 되었고 저에게 경제는 자신있는 파트가 되었습니다. 기출문제집 페이지 한쪽에는 힘이 나는 문구가 있었는데 그거를 보면서도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모의고사에서도 80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지만 사실 이번 시험에서 사회 과목이 너무나도 어려웠기에 예상치 못한 큰 변수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어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생각하는데 다행히 그만큼 조정점수를 높게 받아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내내 생각했던 것은 내가 합격을 할 수는 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안되는 꿈에 계속 매달리는 것만큼 안타까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다 보니 느릴지언정 계속 목표를 향해 가고 있었고 그 결과 합격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힘든 시간을 겪고 있겠지만 그 시간을 이겨내서 합격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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